‘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로 유명한 광고, 바로 슈퍼볼 광고입니다. 미국의 프로미식축구(NFL)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작전타임과 휴식시간에 송출되는 광고로, 미식축구는 보지 않아도 광고는 본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슈퍼볼은 초당 광고단가가 20만 달러(한화 약 2억원)가 넘는만큼, 사람들의 눈길을 한 번이라도 더 잡기 위해 톡톡 튀는 광고들이 쏟아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올해 2월, 초당 20만 달러가 넘는 광고에서 ‘탄소발자국’을 외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자동차 제조기업 제너럴 모터스(GM)의 이야기인데요. GM은 이번 광고에서 영화 <007 시리즈>를 패러디한 유명 코미디 영화 <오스틴파워>의 캐릭터들을 등장시켰습니다.

광고에는 세계를 정복하려는 악당 닥터 이블(Dr.EVil)이 등장합니다. GM을 인수하고 뿌듯해하는 닥터 이블에게 부하들이 돌연 GM의 전기차를 활용해 탄소발자국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죠. 기후변화가 세계 최고의 악당을 차지했기 때문인데요. 결국 닥터 이블은 세계를 정복하고, 기후변화로부터 세계를 구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악당까지도 기후변화를 해결하려 나선다’는 코믹한 줄거리를 통해 GM은 전기차 전략을 홍보할 뿐만아니라, 기후변화가 문제란 사실을 유쾌하게 꼬집은 셈인데요. 1억 1,200만 명이 넘는 슈퍼볼 시청자에게 ‘기후 문제 메시지’를 전달했단 의의가 있습니다.

여기, 새로 산 듯 깔끔한 청바지에 흰 티를 입은 한 남성이 걸어갑니다. 청년의 걸음걸음마다 꽃이 피고 지고 비바람이 몰아치며 빨리 감기하듯 시간이 흐릅니다. 청년의 머리는 거칠어지고 눈가의 주름은 깊어지며 진중한 중년을 지나 중후한 노인으로 성장하죠. 이에 따라 바지는 해지고 찢어지고 구멍이 나며 마모되어가지만, 영상은 말합니다.

남성이 멋지게 나이드는 것처럼 청바지가 낡아가는 과정도 자연스럽고 책임감 있으며 아름다운 것이라고. 낡음은 이야기이고 경험이며, 모든 이야기가 매번 새롭게 다가오듯이 시간에 마모되는 청바지 또한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이 캠페인 영상을 제작한 지스타로우(G-Star RAW)는 네덜란드에 소재한 청바지 브랜드입니다. 지스타로우는 청바지의 낡음에 대한 관점을 바꿈으로써 “당신의 청바지를 끝까지 입어라(Wear Your Denim To the End)”란 메시지를 전달했는데요.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약간의 인내심 뿐이라고 덧붙였죠.

패스트패션의 유행으로 한 해에만 800억 벌의 옷이 버려지면서 자원 낭비와 폐기물 처리 양쪽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지금. 소비자들의 감정에 다가가 소비 습관을 기꺼이 바꾸고 싶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캠페인 영상이었습니다.

분량상의 이유로 다 담지 못했지만 이외에도 소개해드리고 싶은 영상이 많았습니다. ▲'식물성 치킨너겟'의 혼란스러움을 풍자적으로 풀어낸 버거킹의 2022년 광고, ▲연휴에 남긴 음식이 하늘에서 쏟아진단 발상으로 음식 낭비를 꼬집은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2019년 광고 등 많은 기업이 환경 문제를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본 최고의 환경 메시지 영상은 무엇이었나요? 그리니엄에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