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가루 대란'에 맞선 대체 작물은 땅콩?

아임 그리니엄♻️ #50호 #순환경제 #기후

202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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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부터 스승의날 그리고 성년의날에 이르기까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화훼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허나, 생화는 대개 일주일 이내로 시들어버리는데요. 여러분은 시든 꽃을 어떻게 처리하고 계신가요? 혹시 이런 화훼폐기물이 문제가 될 수 있단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대개 꽃은 일반 쓰레기와 함께 소각·매립됩니다. 모든 유기물이 그렇듯 꽃도 미생물에 분해가 되면서 온실가스인 메탄(CH4)이 발생하죠. 이 때문에 캐나다 환경단체 토론토환경연합(TEA)은 시든 꽃을 일반 쓰레기가 아닌 별도의 수거함을 통해 버리고, 수거한 꽃을 퇴비로 만들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와 별개로 꽃에 있는 잔류농약이 토양 및 수질오염을 유발할 수 있죠.

화훼폐기물은 여러 면에서 고려돼야 할 점이 많은데요. 사실 화훼폐기물은 간단하고도 저렴한 기술을 사용하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특히, 일년 내내 축제가 이어지는 인도에서는 화훼폐기물 업사이클링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와 가치를 창출한 스타트업을 여럿 만날 수 있단 것!

연간 800만 톤 이상의 꽃이 강에 버려지는 인도 🌷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 등 세계 종교의 용광로란 별명이 붙은 인도. 신에게 바친 꽃은 신성한 갠지스강에 버리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데요. 인도에서만 60만 개 사원에서 연간 800만 톤 이상의 꽃이 사용 후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간의 문화로 인해 상당수의 꽃은 인도 최대 강인 갠지스강에 그대로 버려져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있죠.

전직 엔지니어 출신인 안키트 아가왈은 갠지스강을 뒤덮은 꽃을 보고 경악했는데요.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사원에서 온 트럭이 강에 꽃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고,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결심하죠. 아가왈은 꽃의 수명주기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이후 유기농 퇴비 기술을 연구하던 카란 라스토기와 함께 2015년 사회적기업 헬프어스그린(HelpUsGreen)을 공동 설립합니다.

230톤 이상의 꽃 수거해 고급향 등 업사이클링 제품 내놓아 🌼

초기 헬프어스그린은 인도 북부의 우타르프라데시주 칸푸르에 있는 13개 사원에서 매일 500kg의 꽃을 수거했습니다. 수거된 꽃은 지렁이가 먹어치우는데요. 여기에 커피찌꺼기(커피박)과 천연요소가 추가되면 친환경 비료가 완성됩니다. 화훼폐기물로 만든 퇴비는 지역 농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죠.

헬프어스그린이 주목한 또다른 제품은 향(Incense)이었습니다. 동아시아와 마찬가지로 인도에서는 종교행사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향을 널리 쓰는데요. 헬프어스그린은 버려진 꽃을 곱게 다진 후 이를 말아 향을 만들었죠. 회사는 천연 비료 및 향 제조를 위해 인근 지역 여성을 대거 고용했는데요. 이들은 주로 꽃을 수거하거나, 꽃에 남은 잔류 살충제를 없애는 일을 하고 있죠. 문맹률이 높아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여성들을 고용한 덕에 지역사회 빈곤율이 일부 낮아졌는데요.

2022년 기준 헬프어스그린은 사원 및 결혼식 등으로부터 매일 230톤의 꽃을 수거하고 있습니다. 헬프어스그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중 화훼농가로부터 직접 꽃을 구매했는데요. 사원 일시 폐쇄 등으로 주요 경제적 수입을 잃은 화훼농가에게 큰 힘이 됐죠.

천연염료부터 가죽까지? 화훼폐기물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 💐

💡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밀 수급이 난항을 겪는 상황. 엎친데 덮친격으로 구원투수를 자처하던 인도도 최근 밀 수출 금지를 발표했습니다. 올봄 남아시아를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밀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인데요. 이밖에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 주요 팜유 및 곡물 수출국도 잇따라 수출 금지에 나섰습니다. '누들플레이션(누들+인플레이션)'이란 신조어와 함께 국내 밀가루 음식 물가 상승이 두드러지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만약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곡물이 있다면 어떨까요?

왓이프푸드, 아프리카 밤바라땅콩에 주목하다 🥜

2020년 설립된 싱가포르 식품 기업 왓이프푸드(WhatIF Foods). 친환경 라면을 표방하는 인스턴트 라면을 출시한 기업인데요. 왓이프푸드가 밀가루를 대체할 작물로 선택한 것은 우리에겐 이름도 생소한 밤바라땅콩(BamNut)입니다.

서아프리카와 사하라 남쪽 지역을 원산지로 하는 밤바라땅콩은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하기로 유명한데요.

영양학적 이점을 넘어 밤바라땅콩의 가장 큰 강점은 기후에 강하고 토양 재생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재생 작물이란 사실입니다.

여타 콩과 마찬가지로 밤바라땅콩의 뿌리는 대기 중 질소를 암모니아로 전환해 토양에 질소를 고정합니다. 즉, 화학적 질소 비료 없이 자체적으로 비료를 생산하는 셈이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질소 비료를 사용하지 않기에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밤바라땅콩은 재배에 필요한 물 소비량도 적습니다. 그 덕에 고온건조한 아프리카 땅에서도 잘 자라는데요.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하죠. 지속가능한 물 관리를 위한 국제협의체 물발자국 네트워크(WFN)의 연구에 따르면, 단백질 1g을 얻는 데 필요한 밤바라땅콩의 물발자국은 소의 10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밤바라땅콩은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을까? 🌏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밀은 7억 7,650만 톤. 같은 기간 밤바라땅콩은 약 220만 톤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에서만 연간 30만 톤 이상이 생산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밤바라땅콩의 생산량은 밀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데요. 사실 국내에서는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왓이프푸드는 이런 ‘소홀히 다뤄지는’ 작물을 재발견했습니다. 제품화를 통해 재생 작물의 생산 및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본 것인데요. 아시아에서 가장 좋아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라면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죠.

왓이프푸드는 밤바라땅콩 등 재생 작물의 활용도로 높이고자 인스턴트 라면, 대체 우유, 수프, 셰이크 등 여러 상품을 개발 중입니다. 라면의 경우 하나당 2.5달러로 타제품에 비해 비싸나, 가치소비에 열광하는 MZ세대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죠.

왓이프푸드 외에도 밀가루 대체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반도공과대학의 빅토리아 지디니 식품과학 교수는 밤바라땅콩을 이용해 크래커, 두부, 빵 등 여러 제품을 만들려 하고 있는데요.

👉 밤바라땅콩 외에도 밀을 대체할 작물로 주목받는 이것은? 🍞

"검사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스테판 브뤼조 남브루타뉴대 교수

지난 10일 ‘플라스틱 오염: 더 나은 순환경제를 위하여’란 토론회에 참석한 스테판 브뤼조 교수가 남긴 말입니다. 주한프랑스대사관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공동 주관으로 개최된 토론회. 이날 토론회에서 브뤼조 교수를 비롯한 전문 패널들은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지역 차원을 넘어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프랑스 남브루타뉴대에서 바이플라스틱을 집중 연구하는 브뤼조 교수. 그는 기조강연에서 북아프리카 튀니지 비제르트 해안에서 홍합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정도를 분석한 결과, 홍합 1g당 미세플라스틱 2조각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즉, 홍합 100g당 미세플라스틱이 200조각이 들어있단 것인데요. 특히, 미세플라스틱의 입자가 작을수록 건강에 더 안 좋은 영향을 준단 것도 확인됐죠.

플라스틱 설계에서부터 '수명 종료' 고려해야 해 🥤

브뤼조 교수는 이어 유럽 하천 내 플라스틱 처리 비용만 2억 6,000만 유로(한화 약 3,502억원)가 필요하고, 이를 전 세계로 넓히면 120억 유로(한화 약 16조원)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연안정화활동을 통해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어디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단 것.

또 영유권이나 배타권이 미치지 않는 공해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누가 얼마나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도 문제인데요. 브뤼조 교수는 “(이런 이유 때문에) 해양 청소는 유토피아적 발상이며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든다”며 “불법 투기 방지, 수거, 재활용 등 여러 주체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브뤼조 교수는 플라스틱 사용에 대해 현실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여러 소재와 비교해 플라스틱은 가볍고,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이 가능하단 이점이 있는데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덕에 포장이나 건축 등 여러 산업에서 활발하게 사용된단 것.

이 때문에 브뤼조 교수는 “미래에도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생각할 수 없다”며 “좋은 플라스틱 자재를 찾아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죠. 브뤼조 교수는 이어 “플라스틱 용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수명 종료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식품·농산물·환경·산업 등 용도에 따라서 수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前 탄중위 위원장 왈 "플라스틱 문제 해결 위해선 00000 필요해!"

소풍벤처스 왈 “기후 문제 솔루션 제시할 예비창업가, 스타트업 찾아요!” 🌡️

국내 1호 임팩트 투자사인 소풍벤처스가 최근 기후테크 창업자 육성 및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임팩트 클라이밋’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크게 펠로우십과 액셀러레이팅으로 구성됐는데요. 예비창업가 및 스타트업을 오는 5월 18일(수)까지 모집한단 소식! 벤처캐피탈(VC) 기업이 기후테크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소풍벤처스가 처음인데요.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그리니엄과의 서면인터뷰에서 000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속가능한 업사이클링? 애초에 업사이클링 필요없도록 만들어야 해! 🗑️

지난달 18일, 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 해제됐습니다. 코로나19 상징처럼 자리잡았던 투명 가림막 등 방역 물품이 폐기물로 물밀듯 쏟아지고 있는데요. 덩달아 국내 곳곳에서 코로나19 방역 폐기물을 가지고 업사이클링하는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투명 가림막만 해도 여러 소재가 사용된 탓에 재활용이 쉽지 않단 사실인데요. 일각에선 이런 업사이클링이 ‘예쁜 쓰레기’를 양산하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을 해결하는 비법은 ‘스펀지’? 🧽

너무 작고 편재해 있는 탓에 제거조차 어려운 미세플라스틱! 미국 노스웨스턴 공과대학에서 미세플라스틱을 흡수해 제거하는 스펀지를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나노복합체 코팅으로 구성된 스펀지가 오염된 물에 투하되면 미세플라스틱을 흡수하는 형태라고. 미세플라스틱을 넘어 해양에 유출된 원유나 인산염 등 오염물질도 흡수할 수 있단 사실! 최근에는 상용화까지 준비 중이라고?

지난 호에 이어 금주 순환디자인은 신발을 다룹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산하 ISAP(Improvise, Scavenge, Protect, Adapt)팀이 최근 분리가 용이한(모듈식) 신발을 공개했습니다.

일명 ‘ISPA 링크(Link)’와 ‘ISPA 링크 액시스(Link Axis)’로 불리는 모델인데요. 두 모델 모두 신발 밑창과 윗창, 끈 3가지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각 부품 조립에 접착제가 필요하지 않은 것도 이점인데요. 소비자 취향껏 부품별 색과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을뿐더러, 분리가 쉬워 수선 및 재활용도 용이하죠. 또 가열이나 냉각 등 접착 공정을 없애버린 덕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것은 덤!

ISPA 링크의 경우 신발 한 켤레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은 단 8분인데요. 40명의 선수가 200시간이 넘게 착용을 해본 결과, 편안하고 안정적이었던 평이 다수였습니다. 두 모델은 각각 오는 6월과 2023년 상반기에 만날 수 있습니다.

한편, ISPA팀은 나이키의 혁신을 주도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ISPA팀은 순환디자인을 향한 브랜드 여정의 일환으로 이번 모듈식 신발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세계 공급망의 취약성이 부각되며 탈세계화 현상이 가속화됐습니다. 한편 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들며 세계화가 회복될 거란 전망도 나오죠. 세계화와 탈세계화의 기로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우리의 고민에 도움을 줄 칼럼 한 편이 그리니엄에 실렸습니다. 50여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 받은 책 <오래된 미래>, <로컬의 미래>의 저자인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칼럼인데요. 국제 조직 로컬 퓨처스의 대표이기도 한 노르베리-호지는 칼럼에서 “우리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역화가 있어야만 한다”며 공동체와 지역 생태계의 회복을 강조했습니다.

👉 글로벌 또는 로컬? 미래를 향한 두 개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