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그는 이미 지난 6일 대선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경쟁후보였던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 축하 전화를 걸고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경합주 7곳 모두를 사실상 싹쓸이 했습니다.
노스캐롤라니아주를 제외하고는 4년 전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했던 지역들입니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이제 ‘트럼프 2.0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더 독해진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경제와 안보 그리고 기후대응 모두 대격랑의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편집자주]

1. 국제정세｜트럼프 분석 및 국제사회 반응

2. 한국 산업계｜산업계 비상 + ESG 대응 방향은?

3. 기후테크｜청정기술 향방에 투자업계 엇갈린 반응
4. 기후대응｜미국 ‘없는’ 기후체제 준비 중인 국제사회

무차별 관세, 무역갈등 대비 나선 국제사회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 당선인은 형식적 절차를 거쳐 2025년 1월 20일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합니다. 만 78세 나이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입니다. 백악관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대통령은 1982년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2번째입니다. 120여년 만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이민자 추방 작전을 펼친다는 계획입니다. 또 모든 수입품에 현재 3%대인 미국의 보편적 관세를 최대 20%로 상향 부과한다는 구상입니다. 파리협정 재탈퇴와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그린뉴딜’ 사업을 사기로 규정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철회한다는 공약을 이행한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우선주의 강화를 내세운 ‘트럼프 2기’가 현실로 다가오자 국제정세가 다시 요동치는 모양새입니다. 일단 중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 최대 60%대 관세 부과를 준비 중입니다.

👉 ① 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한 ‘워싱턴 이단아’ 트럼프, 그는 누구인가?

👉 ② “중국·러시아·EU 등 트럼프 당선 소식에 주요국 반응은?”

트럼프 재집권 소식에 ‘비상’ 걸린 배터리·반도체 등 한국 산업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확실시되자 한국 산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배터리·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일제히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국내 배터리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주가는 6일 코스피에서 전 거래일보다 7.02% 하락한 주당 39만 5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에코프로 역시 5% 넘게 주가가 빠졌습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중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와 미국 내 배터리 생산·판매 기업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을 모두 없앨 것이라고 수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물론 IRA 폐지를 위해서는 미국 의회 상하원을 모두 거쳐야 한다는 절차적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공화당이 대선 승리에 이어 의회 역시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IRA를 더 손쉽게 폐지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더욱이 미국 정부의 ESG 정책이 180도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벌써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추진 중인 ‘기후공시 의무화 규칙’은 백지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 ③ 트럼프, 한국산 반도체 관세 부과 언급…업계 불확실성 ↑

👉 ④ 투자은행 제프리스 “ESG 투자 법적 리스크 고조…변호사 선임 권장”

트럼프 2기 행정부, 기후테크 업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선언 직후 미국 기술전문매체 MIT 테크놀로지리뷰의 제임스 템플 편집장은 이례적으로 사설을 통해 기후테크 업계의 앞날을 우려했습니다. 템플 편집장은 “겨우 성과를 내기 시작한 힘든 업계에서 정책적 진전이 흐트러지게 됐다”고 우려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반(反)환경적 공약들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청정에너지에 대한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내일 나올지 모르는 기술과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지연시킬 수 있다.” 기후전문투자사 ‘어라인드 클라이멋 캐피털(ACC)’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브렌던 벨 역시도 이같은 우려를 내놓았습니다.

향후 정책 상황을 고려해 미국 내에서는 고객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도 나왔습니다. 이와 반대되는 전망도 있습니다.

👉 ⑤ “업계 ‘과대공포’ 지적도…기후테크 업계 트럼프 2.0 준비돼 있어”

기후변화 부정론자 트럼프 재선에 국제사회 기후대응 ‘비상’

“기후세계는 피하고 싶었던 현실을 맞닥뜨렸다. 트럼프가 돌아왔다.”

6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기사 제목입니다. 폴리티코는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기후외교관과 기후단체들이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두고 오는 11월 열릴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이란 분위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각국의 기후외교관을 중심으로 미국이 없는 상태로 기후대응 체제를 새로 준비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후총회에 참석하는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매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남반구와 북반구의 몇몇 지도자들을 모아 성명을 발표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 ⑥ 미국 ‘없는’ 기후체제 준비 중인 국제사회, 실효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