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6조가 COP29에서 최종 승인됐습니다. 2015년 파리협정이 타결된 지 거의 10년만입니다. 의장단은 파리협정 제6.2조(협력적 접근법)와 제6.4조(국제탄소시장) 모두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밝혔습니다. 파리협정 6조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그 안에서 6.2조는 국가간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자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규정입니다. 6.4조는 시장 기반의 중앙집권체제의 탄소크레딧 메커니즘, 즉 국제탄소시장 설립을 골자로 합니다. 두 조항 모두 그동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견해차로 합의가 더뎠습니다.
COP29에서는 국외감축실적의 ‘불일치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됐습니다. 이는 국가 간 정보 격차로 인해 국외감축실적을 과대발행하거나 지역사회에 피해를 끼치는 등의 무결성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단 우려가 컸던 것입니다. 이는 감축량 산정과 국외감축실적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COP29 내 6.2조 논의에서 가장 큰 진전은 불일치 사항에 대한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매우, 매우 실망했다.” 2025년 이후 신규 기후재원 목표를 두고 찬드리 라이나 인도 대표가 남긴 말입니다. 인도 대표단은 폐막식에서 공개적으로 선진국들을 향해 날을 세웠습니다. 그의 발언 직후 개도국들은 일제히 박수갈채를 쏟아냈습니다.
선진국들은 인플레이션과 예산 제약 등 재정·정치적 부담을 호소하며 연간 2,500억 달러(약 350조 원)를 고수했습니다. 반면, 개도국들은 턱없이 규모가 부족하다며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로 맞섰습니다. 협상은 진통을 거듭했고 폐막 전날(23일) 인도 등 일부 국가가 회의장에서 퇴장해 기후총회 자체가 무산될 위기까지 겪었습니다.
다행히 이날 새벽 선진국들이 2035년까지 연간 최소 3,000억 달러(약 420조 원) 규모의 기후대응 자금을 수락하며 협상 타결 불발 위기는 가까스로 피했습니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더 높은 기후재원 목표를 요구하고자 주요 정상들에게 연락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반쪽짜리 합의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옵니다.
COP29는 내내 논란을 거듭했습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COP29 기조연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신의 선물’이라고 칭하며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해 논란을 촉발했습니다.
이 때문에 COP29에서 이전보다 논의가 덜 활발했던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에너지전환’입니다. 격렬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COP29 합의문에는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의 반발 때문입니다. 그나마 ‘글로벌 에너지 저장 및 전력망 서약’에 한국이 가입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한편, 빅테크 업계 역시 올해 COP29에 참석률이 저조한 편이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전력수요와 온실가스 배출량 급증으로 인해 업계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 등은 일반인도 출입 가능한 ‘그린존’에서도 별도 전시 부스를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국제사회는 내년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릴 30차 당사국총회(COP30)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상징적인 곳입니다. 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집권 후 기후대응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1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COP30을) 대전환의 기후총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COP30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점을 피력했습니다. COP29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강력한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도 ▲삼림벌채 종식 ▲자연기반솔루션(NBS) ▲녹색기술 등이 COP30에서 큰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시우바 장관은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아예 기후총회에 반대하는 ‘반(反) 기후총회(AntiCOP)’ 모임도 생겼습니다. 기후총회 논의에서 소외된 원주민이나 취약계층 등이 모여 기후정의 관점에서 기후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